여러분 한국국토정보공사 아세요?
내가 근무하고 있는
LX한국국토정보공사는
LH처럼 국민들이 생활하는 아파트를
짓지도 않고,
한국전력처럼 전기를
공급하지도 않는다.
그래서..우리 기관을 아는사람을
만나는건 극히 어렵다.
(땅 있으신분들은 다 아십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잘 모르는 LX가
자주 언급된 일이 있었다.
대기업 LG가 신설지주사를 분리하면서
새로 만드는 그룹명을
LX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2012년부터 10년간
LX란 이름을 쓰고 있었음)
상표권과 직결되는 문제라서
본래는 우리 기관의 법무팀에서
대응을 해야 하는 사항이었지만,
언론모니터링 과정에서
홍보부서에서 가장 먼저
그 사실을 발견하고(하필이면 내가..)
LG쪽 담당부서를 수소문해
연락을 하게 되었다.
이 전화 한 통으로 인해 졸지에
홍보처가 전담부서가 되어서
대기업인 LG와의 한바탕 싸움을
이어간 적이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 불공정거래신고,
특허청 이의제기,
내용증명발송,
기자회견,
가처분신청 준비까지
정신없는 시간들이 이어졌고,
관련 소식들은 신문, 방송을 통해
수없이 국민들에게 전해졌다.
(홍보방면으로 아주 나이스하지
우리가 잘못한것 없이 많이 나오니깐)
덕분에 공사는
창사 이래 최초로 네이버 경제면 메인을
7번이나 장식하는 등
홍보를 톡톡히 한 적이 있었다.
2021년 3월에 시작한 상표분쟁은
2021년 5월 27일
양사의 대표가 만나서 상호협력을
약속하며 잘 마무리되었고,
서로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우호적인 사이로 서로 발전하고 있다.
(사실 민간과 공공이
계속 싸우는 모습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우리쪽에서 양보했다)
LG와의 상표분쟁이 한창이던 5월 1일.
신세계그룹이 SK프로야구단을
인수하고 새로 출범하는
SSG랜더스와도
또 한 번 문제가 발생했다.
SSG랜더스에서 마스코트 이름은
‘랜디’로 발표한 것이다.
LX는 2012년부터
마스코트를 거북이 ‘랜디’로 발표하고
이미 약 10여 년간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SSG에서 발표한 랜디
LX의 랜디
상표권과 관련해서는
이미 LG와의 분쟁을 겪으며
충분히 학습이 된 상태였기에,
SSG랜더스 담당자에서 항의를 하고
사용중지 공문을 발송하였다.
하지만 법률자문결과
캐릭터의 명칭은
상호와는 달리 법적 다툼의 소지가
거의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
바로 이 부분에서 홍보기획이 필요했다.
자칫 잘못하면 캐릭터 명칭도 뺏기고
아무런 소득도 없이
끝날 수 있는 싸움에서
우리는는 SSG랜더스에게
같은 캐릭터 명칭을 이용해서
홍보마케팅을 펼치자는 제안을 했다.
야구팬들에게 LX의
랜디를 알리고 약 5,000여 명의
LX 직원들과 20,000여 가족들,
그리고 우리의 고객들에게
SSG랜더스를 알리자는 것이었다.
SSG랜더스 홍보담당자는
흔쾌히 우리의 제안을 수락했고,
양사의 캐릭터 콜라보레이션이
시작되었다.
LX의 랜디가 SSG랜더스의
홈 경기장인 인천 SSG랜더스필드
(舊 문학구장)을 방문해서
프로야구 시구를 하고,
양사의 랜디들이
합동공연을 하기도 했다.
시구 하는 LX랜디
프로야구 중계카메라에
계속 잡히는 LX를 보고 내부직원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고,
야구장을 방문한 관람객들도
다양한 이벤트로 즐거워했다.
홈런선주에게 쥐어진 랜디 인형
만약 홍보기획이 없었다면
이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없었을 것이다.
홍보담당자들은 위기를 기회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한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돈이 없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