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만나는데 두려워요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 중 하나가
'기자와의 대화'이다.
내가 잘못 말해서 기사
안 좋게 나가면 어떡하지?,
이건 잘 모르는데 어떻게 말해야 하나?,
기자 비위 맞춰야 하는 건가?
기자와 대화할 일이 생기면 이렇게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나 역시도 처음 언론홍보를 할 때
기자분들과 친하게 지내는 방법이
가장 난감했었다.
특히나 나는 체질적으로
술을 입에도 대지 못한다.
때문에 그 압박감은 더 심했다.
(술을 못 먹어도 홍보부서에서
6년째 잘 버티고 있다.
술 못 마시는 홍보담당자들이여
힘을 내라)
선배들 무용담에 따르면
술 한잔하면서 ‘형님, 아우’하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일사천리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술이 아니더라고
인간적으로 기자들의
신뢰와 호의를 얻는 방법들도 있다.
기자들이 원하는 것도 술이 아니다.
오히려 잦은 술자리를
힘들어하는 기자분들이 더 많다.
기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기삿거리다.
그리고 우리 기관의 분야는
기자보다도 내가 훨씬 잘 알고 있다.
또한 기자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찾고
기삿거리를 찾기 때문에
좋은 보도자료를 수시로 보내주는
우리는 기자 입장에서
좋은 정보원일 수도 있다.
때문에 기자를 상대하는데도
최소한의 예의와 진정성을 갖고
만난다면 충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기삿거리만 제공한다고 해서
기자들의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 수는 없다.
기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홍보담당자의 수고스러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기자들의 호의는
우리 기관 보도자료가 기사화될
확률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켜준다.
(보도자료를 기사화하는 것은
순전히 기자들의 몫이다)
기자들의 호의를 얻는 방법
첫째! 기자들의 기사를
피드백 해줘라
기자들은 기본적으로
본인들의 기사에
굉장한 프라이드를 갖고 있다.
고생해서 쓴 기사들은
자식 같은 느낌이랄까?
(보도자료 베껴서 그대로
기사화한 것 말고)
만약 관리해야 할 기자가 있다면
가끔씩 포탈에 들어가서
그 기사 이름을 검색하고
직접 취재해서 작성한
기사에 대한 피드백을
문자나 전화로 해줘라.
굉장히 고마워하고
당신을 기억할 것이다.
둘째, 기관만의 통계자료
앞서 말한 기삿거리와도
연관 있는 부분이다.
우리 기관만이 줄 수 있는
통계자료를 매월 메일로 관리하고
있는 기자들에게 뿌려라.
보도자료가 아닌 이 분야의
수치와 통계가 담긴 자료를!!
내가 아는 여행사 팀장님은
매월 여행 관련 통계를
기자들에게 뿌린다.
그럼 그 자료들을 기자들은
인용해서 기사를 쓸 수 있고
여행사는 자연적으로 노출된다.
또한 인터뷰 건이 있을 경우
그 분야 통계까지 작성할 만한
전문가. 즉 그 통계를 보내준
사람을 찾게 된다.
공짜로 뉴스에서까지
홍보를 할 수 있는 거다.
셋째, 릴리즈 후 전화&문자
기자들은 하루에도
수십 통, 수백 통의
보도자료를 메일로 받는다.
그렇기에 모든 보도자료를
기사화하지는 않는다.
만약 우리 기관장이 꼭 챙기는
보도자료라면
메일로 보낸 후에
문자나 전화를 해봐라.
지면의 한계 때문에
지면 할당은 안되더라고
인터넷판에는 꼭 실릴 것이다.
물론 이 방법은 자주 써먹으면
안된다.
기자들은 만나는 건 항상
부담스럽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기자도 사람이다.
사람 대 사람으로 내가 먼저
호의를 갖고 다가간다면
분명 기자들도 바뀔 것이다.
그리고 우호적인
언론 네트워크 형성은
우리 기관 홍보에
아주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다.
어려워만 말고
우선해보자!!